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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2025)] 압도적 비주얼, 공존의 질문

by 오르봉 2025. 7. 4.

인류와 공룡의 경계, 쥬라기 월드의 진짜 시작

1. 줄거리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Jurassic World: Rebirth)은 쥬라기 프랜차이즈의 7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의 새로운 장을 여는 대형 블록버스터입니다. 영화는 전작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인간과 공룡이 지구상에 함께 존재하게 된 뒤 5년이 흐른 미래를 배경으로, 인류와 공룡이 불안정하게 공존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서사를 그립니다.

이야기는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시작합니다. 기존의 의학적 방법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이 신종 바이러스에 맞서 인류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그 해답은 바로 공룡들의 DNA에 숨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육지, 하늘, 바다를 지배하는 거대한 공룡들의 유전자가 인류 생존의 마지막 열쇠가 된 것입니다.

주인공 조라 베넷(스칼렛 요한슨 분)은 뛰어난 생물학자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입니다. 그녀는 혁신적인 과학자 헨리 루미스 박사(조나단 베일리 분), 그리고 전략과 전투에 능한 던컨 킨케이드(마허샬라 알리 분)와 함께 위험천만한 임무에 투입됩니다. 이들의 목표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미지의 섬 ‘세인트 휴버트(Saint Hubert)’에 남아 있는 공룡들의 DNA를 확보해 인류를 구할 신약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세인트 휴버트 섬은 기존의 이슬라 누블라, 소르나 등과는 달리 대서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비밀의 섬으로, 정부와 기업의 감시를 피해 은밀하게 접근해야만 합니다. 이곳에는 쥬라기 공원 시리즈 사상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20여 종 이상의 공룡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젠(InGen)과 바이오신(Biosyn) 등 탐욕스러운 기업들이 과거에 감춰온 유전자 조작 실험의 결과로 탄생한 ‘디스토르투스 렉스(Distortus rex)’, ‘뮤타돈(Mutadon)’ 등 변형 공룡들이 섬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조라와 팀은 섬에 도착하자마자 모사사우루스의 위협을 받으며, 스피노사우루스 무리와의 사투, 케찰코아틀루스 둥지 침투, 티타노사우루스와의 조우 등 연속되는 위기 속에서 하나둘씩 동료를 잃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조라 팀은 우연히 조난당한 델가도 가족(루벤, 테레사, 이자벨라, 자비에르)을 구조하게 되고, 이들과 함께 생존을 위한 동맹을 맺게 됩니다.

섬 곳곳에는 인젠의 비밀 연구소와 폐쇄된 실험실이 남아 있으며, 조라 일행은 이곳에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합니다. 인류가 공룡 DNA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려는 목적 이면에는, 기업의 탐욕과 과학 윤리의 붕괴, 그리고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교란한 대가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특히, 마틴(루퍼트 프렌드 분) 등 제약회사 임원들은 인간 생존이라는 명분 아래, 공룡과 자연을 또 한 번 도구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습니다.

영화 후반부, 조라 일행은 연구소에 침입해 공룡 DNA 시료를 확보하지만, 변형 공룡 뮤타돈과 디스토르투스 렉스의 습격으로 치명적인 위기를 맞이합니다. 동료 바비와 니나, 르클레르 등은 차례로 희생되고, 마틴 역시 혈액 샘플을 포기하지 못하다 디스토르투스 렉스에게 잡아먹히는 비극을 맞습니다. 극한의 위기 속에서 조라와 헨리 박사는 던컨의 희생 덕분에 마지막 탈출 보트에 오르게 되고, 이자벨라가 가방에 몰래 넣은 새끼 트리케라톱스가 새로운 생명으로 남게 됩니다. 이는 인간과 공룡의 공존,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결국 조라와 헨리 박사는 신약 개발에 성공하지만, 이 약을 특허 없이 인류 전체에 배포하기로 결심합니다. 영화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오만함이 불러온 재앙,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금 공존과 생명의 가치를 깨닫는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세인트 휴버트 섬을 떠나는 생존자들과, 그곳에 남겨진 공룡들의 새로운 시작이 교차되며, 쥬라기 월드의 ‘진짜 새로운 시작’을 암시합니다.

 


2. 촬영 배경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촬영은 시리즈 사상 가장 압도적인 스케일과 리얼리티를 자랑합니다. 감독 가렛 에드워즈는 “쥬라기 시리즈는 반드시 실제 로케이션에서 촬영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전 세계 각지의 자연 경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촬영지는 태국의 팡아만(Phang Nga Bay)입니다. 이곳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맹그로브 숲, 숨겨진 라군 등 원시적이고 신비로운 풍광으로 유명합니다. 제작진은 팡아만의 거대한 석회암 절벽과 고대의 숲을 배경으로, 마치 공룡이 실제로 살아 숨 쉬는 듯한 생생한 분위기를 구현했습니다. 태국 현지 스태프와 협업해 헬기, 보트, 드론 등 다양한 촬영 장비를 동원했고, 맹그로브 숲에서는 배우와 스태프가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촬영을 강행하는 등 극한의 리얼리티를 추구했습니다.

영국에서는 런던 외곽의 대형 세트장에서 폐쇄된 쥬라기 공원 연구소, 실험실, 비밀 벙커 등 주요 실내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몰타와 뉴욕 등은 도시와 항구, 그리고 현대 문명과 공룡이 충돌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각 로케이션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분위기와 긴장감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캐릭터’로 기능합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CG와 실제 촬영의 경계를 허무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팡아만과 태국, 영국, 몰타 등에서 실제로 촬영한 자연 환경과, 최첨단 VFX(특수효과) 기술이 결합되어, 공룡과 인간, 자연의 경계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장면들이 완성되었습니다. 모사사우루스, 스피노사우루스, 케찰코아틀루스, 티타노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들은 배우들과 실제로 상호작용하는 듯한 리얼함을 자랑합니다.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극한의 상황에 몰입했습니다. 조나단 베일리(헨리 박사 역)는 “허리까지 맹그로브에 잠겨 있으면서도 계속 촬영하는 스태프들만큼 ‘제대로 된 몰입’을 보여주는 건 없다”고 밝혔고, 마허샬라 알리(던컨 역) 역시 “각 촬영지가 마치 하나의 캐릭터처럼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감독은 “CG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자연의 질감과 긴장감, 그리고 배우들의 진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로케이션 촬영을 고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의 CG와 특수효과는 시리즈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ILM, MPC 등 세계 최고의 VFX 스튜디오가 참여해, 공룡의 피부 질감, 근육의 움직임, 눈빛, 그리고 거대한 자연재해와 전투 장면까지 압도적인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변형 공룡 ‘디스토르투스 렉스’와 ‘뮤타돈’의 등장은 기존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공포와 스릴을 선사합니다.

촬영 기간 동안 태국과 영국, 몰타, 뉴욕 등에서 수개월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 그리고 수천 명의 스태프가 동원된 세트와 CG 작업은 영화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현실과 환상이 경계를 넘나드는 압도적 몰입감을 관객에게 제공합니다.

 


3. 총평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시리즈의 전통과 혁신, 그리고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공룡 CG와 특수효과, 압도적인 로케이션 촬영, 그리고 시리즈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모험을 성공적으로 계승합니다. 태국 팡아만, 영국, 몰타, 뉴욕 등 세계 각지의 로케이션에서 촬영된 장면들은 마치 관객이 직접 미지의 섬에 들어간 듯한 생생함을 선사합니다. 공룡의 리얼리티와 자연의 웅장함, 그리고 인간과 공룡의 사투는 시리즈 사상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내러티브와 캐릭터의 몰입도, 감정선의 설득력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는 과학 윤리, 기업 탐욕, 공룡과 인간의 공존,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 등 다양한 주제를 한꺼번에 풀어내려다 보니, 정작 어떤 메시지도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인물들은 각자의 감정적 여정과 서사를 부여받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관객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선이 약화됩니다.

특히, 후반부의 변형 공룡 뮤타돈과 디스토르투스 렉스와의 전투 장면은 긴장감 넘치고 스릴이 있지만, 인간 서사는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 희생되는 조연 캐릭터들의 죽음, 그리고 마지막 탈출 보트 장면 등은 시리즈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반복하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이자벨라가 몰래 새끼 트리케라톱스를 가방에 넣어 탈출하는 장면은 인간과 공룡의 공존,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적인 연출입니다.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명성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유니버설의 의지가 엿보이지만, 공룡이라는 소재 자체의 매력도 한계에 다다른 듯한 인상을 줍니다. 러닝타임을 줄이고 불필요한 인간 서사를 축소하며, 공룡 중심의 긴박한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면 더욱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쥬라기 프랜차이즈의 팬이라면, 그리고 압도적인 비주얼과 공룡의 경이로움을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결국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공룡과 인간, 자연과 과학, 그리고 생존과 공존이라는 시리즈의 본질적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집니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오만함이 불러온 재앙,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금 공존과 생명의 가치를 깨닫는 여정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위기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섬을 떠나는 생존자들과 남겨진 공룡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은 쥬라기 월드의 ‘진짜 새로운 시작’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