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바웃타임 줄거리
영화 *어바웃타임(About Time)*은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삶과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되묻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팀 레이크는 21살 생일날, 아버지로부터 그들 가문의 남성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됩니다. 팀은 처음에는 이 능력을 사랑을 얻는 데 활용하고자 했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상형이던 메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됩니다. 고백을 망치면 다시 돌아가 수정하고, 어색한 데이트는 되돌려 완벽하게 만드는 식으로 사랑을 쌓아갑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하고, 평범하지만 따뜻한 가정을 꾸립니다.
하지만 시간 여행의 능력이 언제나 이상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 바꿀 수 없는 죽음, 그리고 어떤 순간은 다시 살아도 여전히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팀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아버지와의 마지막 장면은 단순한 능력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팀은 결국 현재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삶이라는 사실을 몸소 실감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판타지를 통해 현실을 더 진하게 느끼게 만들어주는 작품입니다.
2. 어바웃타임 촬영 배경
어바웃타임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는 단순한 연출만이 아닌, 실제 촬영지의 풍경에서부터 뿜어져 나옵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영국의 남서부 지역인 콘월(Cornwall)입니다. 팀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바닷가 절벽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붉은 벽돌집과 넓은 정원, 잔잔한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단순한 집 이상의 의미를 담습니다. 팀이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가족의 사랑이 깃든 장소이자,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중요한 무대이기도 합니다.
또한 런던의 다양한 장소들도 영화 속 현실감을 더합니다. 지하철역, 책방, 레스토랑, 거리 공연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관객들은 팀과 메리의 일상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감독 리처드 커티스는 자신이 실제로 사랑하는 공간에서 촬영하고자 했고, 그의 진심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촬영 기법 또한 인위적인 조명을 줄이고 자연광을 적극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결과,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영국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3. 총평
어바웃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우는 영화입니다.
화려한 특수효과나 반전은 없지만, 그 자리에 섬세한 감정과 일상의 아름다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널 글리슨은 어설프지만 진심 어린 청년 팀을 매력적으로 그려냈으며, 레이첼 맥아담스는 늘 그렇듯 사랑스럽고 따뜻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극적이지 않지만 현실적이며, 그래서 더욱 감동적입니다.
특히 팀과 아버지의 관계는 영화의 진짜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삶과 이별, 추억과 반복 사이에서 결국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눈물 없이 보기 힘들다는 평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OST인 Ben Folds의 "The Luckiest"나 Nick Cave의 "Into My Arms"는 장면마다 섬세하게 녹아들어 감정을 배가시킵니다.
어바웃타임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다시 믿게 하는 위로입니다. 우리 모두가 놓치고 사는 ‘오늘 하루’의 아름다움을,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