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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2025] 동심과 마법, 그리고 진심의 소통

by 오르봉 2025. 6. 3.

진심을 듣는 마법, 알사탕

1. 줄거리


2025년 5월 28일 개봉한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알사탕》은 백희나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원작으로, 세상을 향해 마음을 닫고 살아가던 소년 ‘동동이’가 신비한 알사탕을 통해 주변 존재들의 진심을 듣게 되면서 겪는 특별한 하루를 그립니다. 동동이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한 아이입니다. 스스로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위안하지만, 사실은 외로움과 소통에 대한 갈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동동이는 동네 문방구에서 여러 가지 무늬의 알사탕 한 봉지를 사게 됩니다. 체크무늬 사탕을 입에 넣는 순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집 안의 오래된 체크무늬 소파가 말을 걸어오고, 동동이는 소파가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속마음을 듣게 됩니다. 사탕을 하나씩 먹을 때마다 동동이는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주변 사물과 사람, 동물들의 진심을 듣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남긴 사랑의 메시지, 할머니의 따뜻한 목소리, 강아지의 속마음 등,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소중한 마음들이 동동이에게 전해집니다.

영화는 동동이가 알사탕을 통해 점점 세상과 연결되고, 타인의 진심에 귀 기울이게 되면서 내면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발짝 성장해가는 모습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마지막에는 볼 수 없게 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장면과, 쿠키 영상에서 아파트에 덩그러니 놓인 킥보드가 다시 등장해 동동이의 감정에 뭉클한 여운을 남깁니다.

 


2. 제작 및 촬영 배경


《알사탕》은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제작을 맡아, 한국 아동문학의 감성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정교한 작화가 결합된 한일 합작 프로젝트로 완성되었습니다. 감독은 ‘프리큐어’ 시리즈로 유명한 니시오 다이스케, 프로듀서는 와시오 타카시가 참여했습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내 경력의 끝자락에 발견한 새로운 이정표 같은 작품”이라고 밝힐 만큼, 원작의 감동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데 각별한 애정을 쏟았습니다.

제작진은 서울의 골목, 아파트, 문방구, 놀이터 등 한국의 일상 풍경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재현했습니다. 실제로 일본 제작진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풍경을 관찰했고, 백희나 작가와도 긴밀히 협업해 한국적 정서와 동네의 따뜻함, 가족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섬세한 작화와 동화적인 색감, 그리고 원작 그림책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한 장면 한 장면이 사랑스럽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합니다.

특히, 알사탕을 입에 넣자 증기기관차처럼 귀와 코로 김이 뿜어져 나오고, 소파의 주름이 얼굴 표정처럼 꿈틀대며 움직이는 등, 애니메이션만의 생동감이 원작 팬들에게도 새로운 선물이 됩니다. 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마법 같은 연출은 그림책에서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감동을 전합니다.

 


3. 총평


《알사탕》은 상영시간 20분의 단편 애니메이션이지만, 장편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여운을 선사합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극장 입문의 좋은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잊고 있던 동심과 위로, 그리고 진심의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줍니다. 동동이가 알사탕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듣고, 결국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게 되는 성장담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백희나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마법을 발견하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영화는 “누군가의 진심을 듣는 것, 그리고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임을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전합니다. 특히,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풍선껌이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은, 이제는 곁에 없는 소중한 사람과의 연결, 그리고 그리움과 위로를 아름답게 표현해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국제영화제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 체코 즐린영화제 어린이 단편 대상, 뉴욕국제어린이영화제 심사위원 최우수상, 그리고 2025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노미네이트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알사탕》은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알사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처럼, 바쁜 일상에 지친 모두에게 작은 위로와 마법을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동동이의 성장과 소통, 그리고 마법 같은 하루를 통해, 관객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진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