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뒤 혼란에 빠진 세계에서 시작합니다. CIA 국장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은 자신이 비밀리에 추진했던 초인간 프로젝트 ‘O.X.E.’와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옐레나 벨로바, 존 워커(US 에이전트), 고스트(에이바 스타), 태스크마스터를 임무에 투입합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실험실을 파괴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경계하며 치열한 대결을 벌입니다. 임무 도중 태스크마스터가 고스트에게 살해당하고, 팀은 의문의 남자 ‘밥’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실상 증거 인멸을 위한 희생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까스로 함정에서 탈출합니다.
밥은 실험의 부작용으로 초인간적 힘을 얻게 된 인물로, 이후 ‘센트리’라는 이름으로 각성합니다. 센트리는 썬더볼츠 멤버들의 공격을 염력 하나로 막아내는 등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발렌티나의 명령에 순응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신적 존재임을 자각하면서 내면의 또 다른 인격 ‘보이드’가 깨어납니다. 보이드는 뉴욕을 어둠으로 뒤덮고, 시민들을 각자의 트라우마와 최악의 기억에 갇히게 만듭니다.
옐레나와 썬더볼츠 멤버들은 밥의 내면 세계로 들어가 그를 구출하려고 시도합니다. 옐레나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하며 밥을 설득하고, 결국 팀의 연대와 위로로 밥은 보이드를 극복합니다. 뉴욕은 다시 빛을 되찾고, 썬더볼츠는 영웅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엔딩에서는 발렌티나가 이들을 ‘뉴 어벤져스’로 소개하며, 팀의 새로운 시작을 암시합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레드 가디언의 유머 장면과, ‘4’가 적힌 미확인 우주선이 등장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입니다.
2. 촬영 및 연출 배경
《썬더볼츠*》는 기존 마블 영화와 달리 인디 영화의 감성과 색채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감독 제이크 슈라이어는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작가, <그린 나이트>의 촬영감독, <유전>의 미술감독 등 다양한 영화계 드림팀을 모아 기존 MCU와는 차별화된 분위기를 구현했습니다. 컬러 팔레트는 어둡고 차분하며, 카메라워크와 음악 역시 A24 스타일의 인디 무드를 의식적으로 연출합니다.
촬영지는 주로 뉴욕 시내와 말레이시아, 비밀 실험실, 어벤저스 타워(이제는 ‘워치타워’) 등 현실적인 공간과 초현실적인 내면 세계가 교차하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센트리와 보이드의 초월적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액션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팀워크,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영화의 제목에 붙은 ‘*’(별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팀의 정체성과 변화, 그리고 공식 명칭의 미완성을 상징합니다. 실제로 영화 내에서 이 별표의 의미가 드러나며, 팀이 앞으로 어떤 이름을 얻게 될지에 대한 여운을 남깁니다.
3. 총평
《썬더볼츠*》는 마블이 최근 겪고 있던 서사적 위기와 캐릭터 감정선의 부재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스펙터클이나 설정 과잉에서 벗어나, 실패와 결핍,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들이 서로를 통해 회복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강한 영웅’이 아닌, ‘상처받은 인간’들이 서로를 구하고 성장하는 서사에 있습니다.
센트리와 보이드의 대결은 물리적 힘의 충돌이 아니라, 내면의 어둠과 상처, 그리고 연대의 힘이 부각되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마블 영화에서 보기 드문 감정의 밀도와 울림을 선사합니다. 팀의 빌드업, 각 캐릭터의 성장, 그리고 유머와 드라마의 균형도 뛰어납니다. 화려한 CG나 대규모 전투 대신, 인간적인 히어로들이 모여 진정한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물론 액션의 양이나 스케일 면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각 시퀀스의 완성도와 감정선의 깊이는 최근 MCU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점입니다. 두 개의 쿠키 영상도 다음 마블 세계관에 대한 기대를 높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