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신비한 동물사전2] 어둠이 선택을 요구할 때

by 오르봉 2025. 4. 18.

어둠이 퍼지기 시작한 마법 세계, 진짜 전쟁의 서막

 

1. 줄거리 요약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전작에서 이어지는 마법 세계의 확장된 이야기로, 겔러트 그린델왈드의 탈출과 함께 전면적인 갈등이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전편에서 잠깐 등장했던 조니 뎁의 그린델왈드는 이번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중심 인물로 부상하며, 마법사 세계의 분열과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영화는 MACUSA(미국 마법 의회)가 그린델왈드를 유럽으로 이송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교묘한 마법을 이용한 함정으로 인해 그는 탈출에 성공하고, 자신만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세력 규합을 시작합니다. 그린델왈드는 마법사들이 더 이상 인간들(노마지/머글)에게 숨지 않고, 지배해야 한다는 신념을 펼치며 동조자를 모아갑니다.

 

한편, 뉴트 스캐맨더는 런던에서 마법부의 감시 하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동물들을 사랑하고, 전쟁과 정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덤블도어(주드 로)의 요청으로, 그린델왈드를 막기 위해 파리로 향하게 됩니다. 덤블도어는 과거 그린델왈드와의 복잡한 관계로 인해 직접 나설 수 없기에, 뉴트가 그를 대신해야 했습니다.

 

영화는 크레덴스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됩니다. 크레덴스는 자신의 진짜 가족을 찾기 위해 파리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나기니(김수현)와 함께 다니며 점점 어둠에 물들어 갑니다. 결국 영화의 후반부, 그린델왈드는 자신의 집회에서 마법사와 머글 간의 전쟁이 불가피함을 주장하며 수많은 마법사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 크레덴스의 진짜 이름은 ‘아우렐리우스 덤블도어’라고 그린델왈드는 말합니다. 이 대사 한 마디로 마법 세계는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지고, 영화는 후속편으로 이어질 거대한 전쟁의 서막을 암시하며 막을 내립니다.

 


2. 촬영 배경 및 제작 정보

 

〈신비한 동물사전2〉는 전작보다 더 복잡하고 어두운 색조를 띤 작품으로, 전편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등장인물, 그리고 보다 정치적이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감독은 데이빗 예이츠가 연이어 맡았고, 각본은 J.K. 롤링이 직접 집필했습니다.

 

촬영은 주로 영국의 리브스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으며, 파리의 마법사 사회가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세련되고 고전적인 프랑스 마법사들의 세계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예술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영국과는 또 다른 마법 문화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번 영화의 핵심은 캐릭터의 내면에 있습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알버스 덤블도어로 등장한 주드 로는 상징적이고도 신비로운 인물로서 극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그는 강력한 마법사이지만 직접 나설 수 없는 이유가 있으며, 그 배경에는 과거 그린델왈드와의 ‘피의 맹세’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조니 뎁은 이번 작품에서 본격적인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단순히 폭력적인 악인이 아니라, 말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사상으로 지지를 이끌어내는 교묘한 카리스마는 볼드모트와는 다른 위협감을 전달합니다. 그린델왈드는 ‘무섭기보다는 무섭도록 매력적인’ 악당입니다.

 

또한 눈여겨볼 캐릭터는 ‘나기니’입니다.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의 충직한 뱀이 되는 나기니가 사실은 저주받은 인간이며, 인간과 뱀의 경계를 오가던 저주를 안고 있다는 설정은 기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를 연기한 한국 배우 수현(클라우디아 김)의 등장은 한국 팬들에게도 반가운 요소였습니다.

 


3. 총평 및 개인적인 감상

 

〈신비한 동물사전2〉는 전작보다 더 복잡하고 어두운 영화입니다. 마법 동물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실제 동물들의 비중은 줄어들고 정치적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 역사적 아픔 같은 주제가 중심을 이룹니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시리즈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이는 필연적인 진화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린델왈드의 설득력입니다. 그는 단순한 폭군이 아니라, 마법사 세계의 약자들을 향해 “너희는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그의 말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공감이 가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게 가장 무서운 점이죠. 그는 ‘진짜 악당’이 아니라 ‘이상주의자’를 자처하며, 사람들의 분노와 억울함을 선동합니다. 이 점에서 이 영화는 정치적 은유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과거에 대한 언급은 짧지만, 그들의 관계가 단순한 친구가 아니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이후 시리즈에서 LGBTQ 서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지 과거의 동지가 아닌, 이상과 사랑 사이에서의 균열과 배신이 깃든 슬픈 인연으로 그려지며, 덤블도어라는 인물의 내면을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물론 이 영화는 캐릭터가 많고, 복선이 많으며,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어 전편에 비해 더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 시리즈의 전개를 위한 연결고리이자, 이후 전쟁과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설정 편이라면 이 정도의 복잡성은 감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선 회색지대’이며, 각 인물은 그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