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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사전] 마법은 여기서 다시 시작된다

by 오르봉 2025. 4. 18.

마법이 다시 깨어난다, 뉴욕에서 펼쳐지는 판타지의 서막

1. 줄거리 요약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 시리즈로 익숙한 마법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주인공과 설정으로 전개되는 프리퀄 성격의 영화입니다. 시대는 1926년, 장소는 영국이 아닌 미국 뉴욕.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는 전 세계를 돌며 신비한 마법 동물들을 연구하고 수집하는 마법 동물학자입니다. 그는 마법 동물들이 들어 있는 트렁크를 들고 미국에 입국하지만, 그곳에서는 마법사 사회와 노마지(비마법사)의 갈등이 팽팽히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뉴트는 본래 잠시 들렀다 갈 생각이었지만, 그만 노마지 제이콥(댄 포글러)의 실수로 트렁크가 열리고 동물 몇 마리가 도시 곳곳으로 흩어지는 사고가 벌어집니다. 이를 수습하려던 그는 미국 마법의회(MACUSA)에서 일하는 전직 오러 티나 골드스타인(캐서린 워터스턴)에게 붙잡히게 되고, 이 일로 인해 거대한 마법사 사회의 갈등 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한편, 뉴욕에서는 정체불명의 파괴가 계속되고 있고, 마법을 혐오하는 극단적 노마지 집단 ‘세컨드 세일럼’이 세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마법의회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실은 이 파괴의 원인은 억압받은 마법사가 만들어낸 파괴적인 존재 ‘오브스큐러스(Obscurus)’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영화는 뉴트가 도망친 동물들을 되찾으려는 여정과 오브스큐러스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 그리고 마법사 세계의 정치적 암투가 복잡하게 얽혀들면서 전개됩니다.

 

결국 뉴트는 오브스큐러스의 숙주인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와 맞서고, 이 모든 사건 뒤에는 겔러트 그린델왈드라는 더 큰 존재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이 드러나며 영화는 후속편을 암시하며 마무리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동화적 판타지가 아닌, 마법 세계의 이면과 어둠,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보다 진중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로 자리매김합니다.

 


2. 촬영 배경 및 제작 정보

 

〈신비한 동물사전〉은 워너브러더스가 해리 포터 시리즈 이후 새롭게 확장한 ‘위자딩 월드(Wizarding World)’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썼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두 편을 연출했던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기존의 호그와트 중심 이야기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마법사 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미국의 마법 사회가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MACUSA(미합중국 마법회의)는 영국의 마법부와는 다르게 비밀주의적이며 더 엄격한 규제를 가지고 있고, 노마지(비마법사)들과의 관계도 훨씬 냉랭합니다. 마법과 비마법의 경계가 날카롭게 세워져 있으며, 뉴트와 같은 외부인의 존재는 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게 되죠.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촬영은 영국 리브스덴 스튜디오에서 세트 촬영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920년대 뉴욕을 정교하게 재현한 세트는 마법 세계 특유의 디테일과 고풍스러운 아날로그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기존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 한층 더 성숙한 시각적 세계를 보여줍니다.

 

에디 레드메인은 ‘뉴트 스캐맨더’ 역할을 맡아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합니다. 내성적이고 socially awkward하지만, 동물과 교감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생기 있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묘한 매력을 전달합니다. 조용한 영웅, 말 없는 이상주의자라는 점에서 뉴트는 기존의 마법사 주인공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캐서린 워터스턴,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등 신예 배우들의 조합도 훌륭하고, 조니 뎁이 깜짝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팬들에게 큰 충격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조니 뎁의 등장으로 이어질 ‘그린델왈드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은 이 영화의 성공을 넘어, 이후 시리즈 전체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게 됩니다.

 


3. 총평 및 개인적인 감상

 

〈신비한 동물사전〉은 겉으로 보기엔 동물 찾기 모험처럼 보이지만, 실은 사회적 억압, 정체성, 권력,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무게감 있는 판타지입니다. 영화는 마법이라는 소재를 빌려, 현대 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소수자에 대한 억압, 다름에 대한 불안, 권력의 남용—을 은유적으로 풀어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단연 뉴트 스캐맨더입니다. 기존의 히어로들이 카리스마 있고 리더십이 강한 인물이었다면, 뉴트는 말수 적고 낯가림이 심하지만, 동물과의 교감과 정의감만큼은 누구보다 깊습니다. 그는 마법을 이용해 싸우기보다는 치료하고 이해하려 하며, 그러한 태도는 현대 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공존’과 ‘배려’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또한 오브스큐러스라는 설정은 마법을 억압받은 아이가 만들어낸 파괴적 에너지로, 억눌린 감정이 어떤 식으로든 폭발하게 되는 인간 심리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크레덴스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 속에서 외로움과 분노를 품은 피해자입니다. 그의 모습은 ‘다름’이 죄가 되는 세상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도 책임감을 환기시킵니다.

 

영화 속 마법 동물들도 단순한 ‘귀여운 요소’가 아닙니다. 날아다니는 니플러, 몸집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오캄미, 불을 뿜는 썬더버드 등은 각각의 성격과 역할을 지니고 있으며, 뉴트의 정체성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법 동물들을 ‘관리 대상’이 아닌 ‘이해와 공존의 존재’로 그리는 영화의 시선은 매우 인상 깊습니다.

 

음악은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맡았으며, 전작과 다른 미국식 재즈 풍의 스코어가 분위기를 살립니다. 무겁고 심각한 주제도 있지만, 유쾌한 모험과 활기찬 리듬이 적절히 배치되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부드럽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