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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사랑은 지나가고 꿈은 남는다

by 오르봉 2025. 4. 21.

 

꿈을 좇은 사람들의 계절, 사랑은 노래처럼 스쳐간다

1. 줄거리 요약

 

〈라라랜드〉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각자의 꿈을 좇으며 살아가는 두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음악 영화입니다. 도심 속 정체된 고속도로 위, 경적과 음악이 가득한 첫 장면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단번에 관객을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세계로 끌어당깁니다. 미아는 여배우를 꿈꾸며 커피숍에서 일하는 청춘이고, 세바스찬은 재즈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무대와 현실 사이를 오가는 뮤지션입니다.

 

그들의 첫 만남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자동차 경적과 짧은 눈빛 교환으로 시작된 인연은, 반복되는 우연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지게 됩니다. 파티장에서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댄스와 노래를 통해 서로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 영화 속 전통적인 뮤지컬 문법처럼 현실이 음악과 환상으로 녹아드는 순간이 이어집니다.

 

이후 미아와 세바스찬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도 손을 놓지 않으려 애씁니다. 세바스찬은 재즈 클럽을 열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인 수입을 위해 타협적인 밴드에 들어가고, 미아는 계속된 오디션 탈락 끝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1인극 무대를 직접 준비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현실이 충돌하면서, 관계는 조금씩 틈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들은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며 이별을 선택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시간이 흐른 후, 미아가 성공한 배우로 자리 잡고 우연히 세바스찬의 클럽에 들어서며 재회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삽입되는 음악과 함께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의 또 다른 가능성—즉, 사랑이 아닌 꿈을 선택한 현실과 그 반대의 판타지를 병렬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2. 촬영 배경 및 제작 정보

 

〈라라랜드〉는 2016년 데이미언 셔젤 감독에 의해 제작된 영화로,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작품은 고전 뮤지컬에 대한 오마주이자, 현대의 청춘을 다룬 서사로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음악, 영상미, 연기, 연출, 편집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균형감 속에서, 영화는 “꿈”과 “현실”, “사랑”과 “선택”이라는 시대를 초월한 테마를 진중하게 다룹니다.

 

촬영은 대부분 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도심 속 고속도로에서 펼쳐지는 오프닝 댄스 씬은 실제 촬영 당시 수 시간 동안 도로를 폐쇄하고 찍은 대규모 로케이션이었으며, 헐리우드 힐과 그리피스 천문대,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등 LA의 상징적인 장소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이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이 도시 자체가 ‘꿈’의 상징처럼 기능하며 영화의 서사와 정서를 더욱 강화합니다.

 

특히 색감의 활용은 〈라라랜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원색의 의상, 푸른 저녁하늘, 따뜻한 조명은 각 장면마다 감정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관객의 정서를 촘촘히 자극합니다. 이 색채 전략은 마치 영화 전체가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구성된 느낌을 줍니다.

 

음악은 저스틴 허위츠가 맡아,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 재즈풍의 곡들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룹니다. “City of Stars”, “Mia & Sebastian’s Theme”,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등은 그 자체로도 완성도 높은 음악이지만, 장면과 감정에 절묘하게 배치되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합니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이 영화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두 배우는 댄스, 노래, 연기를 모두 직접 소화하며, 각자의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엠마 스톤은 마지막 오디션 장면에서의 노래 한 곡으로 그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3. 총평 및 개인적인 감상

 

〈라라랜드〉는 누군가에게는 “사랑 이야기”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청춘과 꿈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현실적 선택 앞에서의 갈등을,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아름답게 풀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세바스찬의 피아노 위로 흘러가는 ‘다른 시간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서로가 함께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그 장면은 사랑의 실패가 아닌, 선택의 아픔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서로의 삶 속에 남은 것은 원망이 아니라 감사와 연민이라는 감정이었죠. 현실 속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마음속엔 깊은 울림이 남는 그런 엔딩이었습니다.

 

세바스찬은 결국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열고, 미아는 배우로 성공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이뤘지만, 그 길에서 사랑은 놓치고 말았죠. 〈라라랜드〉는 말합니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고, 그래서 더 찬란했던 시간들이 있다고. 그 시간들을 우리는 노래하고, 추억하고, 그리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또 하나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는 바로 “우리가 꿈을 잃지 않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아는 세바스찬 덕분에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릴 수 있었고, 세바스찬은 미아 덕분에 클럽을 현실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길에서도, 서로는 영원히 소중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거죠.

 

〈라라랜드〉는 어떤 선택도 정답일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과 꿈 사이에서 무엇을 택하든 우리는 결국 그 순간을 살아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끝나도 여운이 남고, 시간이 지나도 장면이 떠오르며, 음악이 들리면 가슴 한쪽이 저릿해지는 그런 작품입니다.